예전에 시골은 자급자족의 생활이었습니다. 모든 게 자급자족이 되었습니다. 특히 먹을 것은 스스로 재배하고 길러서 먹었습니다. 과일은 특히 그랬습니다. 밤은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밤나무를 기르고 밤을 따서 가집니다. 밤은 자손의 풍성한 번성을 뜻합니다. 그래서 후손의 번성을 기원하는 의미로 밤을 많이 길렀습니다. 시골에는 밤나무가 있습니다. 어떤 밤나무는 키가 너무나도 커서 밤이 익어도 이를 제대로 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밤이 익어 떨어지기만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밤나무 아래를 지나노라면 갑자기 하늘 위에서 밤이 툭툭하고 떨어집니다. 밤이 떨어져 머리에 닿거나 몸에 닿으면 아프지만 그렇게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았습니다. 그 밤을 주워서 집으로 가져올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린시절 우리나라는 막 개발이 되기 시작한 시절이었습니다. 당시 새마을운동이 벌어져 도로도 포장하고 마을길도 넓혔습니다. 사방공사를 통해 민둥산에 나무도 심었습니다. 근검절약이란 표어가 곳곳에 붙어 다녔고 저축운동이 생활화 되었습니다. 초등(당시는 국민학교)학교에서조차 아이들이 자기 통장을 만들어 돈을 아껴서 저축을 하게 했습니다. 아이들은 용돈이 생기면 저축통장에 넣었습니다. 당시에는 돼지저금통이 아이들마다 있었습니다. 10원이든 50원이든 100원이든 모이면 돼지저금통에 넣었습니다. 나중에 돼지저금통이 꽉 차면 이를 은행에 들고가서 내 통장에 넣곤 했습니다. 통장을 들고 집으로 가는 길은 뿌듯했습니다. 통장에 든 돈을 나중에 한꺼번에 찾아 돼지를 사서 기르겠다는 야무진 포부도 갖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시골집은 거미들의 천국입니다. 방안에도 거미가 살고 있고 부엌 화장실 심지어는 가방 안에서 거미가 나오기도 해서 화들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시골은 거미들이 살기가 좋은 곳입니다. 이런 시골에서 자라난 사람들은 거미가 아주 익숙하고 별것 아닌 동물로 치부합니다. 그런데 도회지에서 자랐거나 아직 거미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은 거미를 무서워하거나 피하기 마련입니다. 여름이면 거미는 왕성하게 거미줄을 칩니다. 그리고선 거미줄 한 켠에서 먹이가 걸려들기 바라고 있습니다. 가장 거미줄에 잘 걸리는 곤충은 하루살이들입니다. 또한 잠자리도 간혹 걸려 파드득 거리기도 합니다. 새들은 거미줄에 걸려도 이내 거미줄을 뚫고 다시 날아가 버립니다. 작은 곤충들과 날파리 같은 것들은 곧잘 거미줄에 걸리곤 합니다. 새가 ..
어린시절 어린이날이 참 기다려졌습니다. 학교에서 빵을 나눠주었기 때문입니다. 기념식도 하고 아이들이 미래의 동량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시골 아이들은 어린이라고 해서 뭐 딱히 특별한 행사나 기념품이나 놀이공원에도 가지 않기 때문에 당시에는 도회지 아이들이 너무나도 부러웠습니다. 어린이날은 용돈조차 주어지지 않아 그야말로 기대했다가 실망하는 그런 날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우리 자신도 어린아이 면서도 옆집이나 동네에 아이가 태어나면 좋아라 했습니다. 동네 동생이 새로 태어난다는 그런 느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보다 더 잘 될 가능성이 있다고 여겼습니다. 어른처럼 생각을 한 것입니다. 지금보면 우습기 짝이 없지만 당시에는 그런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영원히 어린이였으면 좋겠..
어린시절 시골동네 아이들은 호기심 천국이었습니다. 특히 남자애들은 짖궂은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하루는 국민(초등)학교에서 놀고 있는데 남자애들이 쓰레기통에 서 뭔가를 찾아냅니다. 그러더니 입에다 가져갑니다. 바로 담배였습니다. 불이 꺼지지 않은 담배를 찾아내 담배꽁초를 입에 갖다대더니 어른들이 담배연기를 내뿜는 그런 모습으로 어른처럼 흉내를 합니다. 한 아이가 담배를 흡입하더니 다른 아이한테 건넵니다. 그런데 다음번 아이가 켁켁거리더니 이내 도망갑니다. 그 아이가 도망간 곳은 수돗가입니다. 목이 막혔는지 연기가 매웠는지 이내 물로 입안을 헹구고 물을 목에 들이킵니다. 괜히 어른들 흉내를 냈다가 혼줄이 났다고 담배를 건넨 아이를 힐날합니다. 이렇게 해서 담배는 아이들에게 안 좋은 곳으로 찍히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