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농촌에서 자랐습니다. 당시의 농촌은 숲도 있고 들판도 자연상태라 가까운 숲만 가더라도 새가 정말 많았습니다. 봄이면 새들이 집을 짓고 둥지를 틉니다. 그리고 새끼를 기릅니다. 새알을 구경하기도 하고 새끼를 잡아보기도 했습니다. 농가의 집은 터도 있고 집주변에 나무도 심어 크다랗게 자랐습니다. 그렇게 크게 자란 감나무에는 여러 종류의 새들이 둥지를 틉니다. 까치부터 이름모를 새들까지 여러 종류의 새들이 한 나무에 골고루 둥지를 틀고 알을 낳고 새끼를 기릅니다. 여름으로 다가서면 새들이 둥지 안에서 먹이를 달라고 서로 아우성이며 새의 어미는 먹이를 물고 집을 드나듭니다. 농가의 처마밑에는 제비가 둥지를 틉니다. 봄이면 강남에서 날아와 논흙과 지푸라기 솔잎을 엮어 집을 짓습니다. 이윽고 알을 낳고 새..
개는 오랜세월 인간과 동거동락을 해왔습니다. 늑대류가 길들여진 것이라고 하는데 늑대와 비교해 보면 지금의 개는 너무나도 평화롭습니다. 개가 살며시 다가와 손을 핥거나 살짝 안기면 너무나도 기분이 좋습니다. 요즘 애완견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1인가구 시대이다 보니 그 외롭고 허전함을 개와 더불어 해소하고 기분전환과 삶의 활력을 위해 개를 많이 키웁니다. 그야말로 애견 문화가 생성될 정도로 반려동물 시대가 되었습니다. 요즘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모습은 너무나 흔하고 자연스럽습니다. 시대가 변하고 새로운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개를 기르다 보면 정서적 함양과 더불어 외로움을 달랠 수도 있어 많은 사람들이 입양을 하지만 개를 키우다가 귀찮아 지면 버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최근 유기견이나 유기동..
어린시절을 농촌에서 살았습니다. 그래서 바다가 보고싶었습니다. 시인들은 유독 겨울바다를 좋아하는 지라 도대체 겨울바다가 어떻게 생겼길래 시인들과 묵객들은 한결같이 좋아하는 지 몹시 궁금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가볼 수 없었습니다. 성인이 되어 항구도시에 살게 되었습니다. 곧잘 바다를 보다보니 바다가 새롭다거나 신비스럽다거나 낭만적이라는 그런 느낌 보다는 일상적인 평범한 자연의 일부로 다가올 뿐이었습니다. 바다를 보면 멀리 떠나고픈 그런 마음보다는 우리를 에워싼 자연의 일부로서 오늘도 자연을 구성하는 하나의 구성체라는 그런 느낌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바다는 어떤 구성물을 갖느냐에 따라 그 대접과 풍광이 엄청나게 다릅니다. 멋진 현수교나 사장교 다리를 가졌다면 그 바다는 대접이 달라집니다. 멋진..
어린시절 가난했던 시절이나 당시 고무신을 신고 다녔습니다. 고무신은 그런데 잘 헤어지고 구멍이 곧잘 나곤 했습니다. 검정고무신에 구멍이 나면 비가 올 때면 바닥에서 물이 들어와 양말을 벼리기 일쑤였습니다. 검정고무신은 편리한 점도 있었습니다. 여름이면 동네아이들과 냇가에서 멱을 감곤 했습니다. 멱을 감다가 갑자기 아이들이 고기를 잡습니다. 고기를 잡으면 치어라면 고무신에 담아서 집에 가져오곤 했습니다. 그런데 겨울이 되면 검정고무신이 몹시 추웠습니다. 발이 시려웠습니다. 교장선생님의 조례사를 듣기가 거북하고 불편한 정도로 발이 시려웠습니다. 검정고무신 시대가 지나가고 배신의 시대가 찾아왔습니다. 아이들은 배신을 서로 자랑했습니다. 배신은 그야말로 배로 만든 신발이라 엉성하고 비가 곧잘 새어 들어오고 겨울..
여자들은 악세사리에 민감합니다. 누가 귀고리를 했느냐 안 했느냐 목걸이는 얼마짜리를 했느냐는 둥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다른 사람이 나보다 더 좋은 귀걸이나 악세사리를 했다면 은근히 꿀리는 느낌입니다. 대학교 때 여대생들은 쌍거풀 수술을 하거나 귀를 뚫게 됩니다. 친구들끼리 함께 쌍거풀 수술을 하러 가거나 함께 귀를 뚫게 됩니다. 이렇게 한꺼번에 하다보니 많은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곤 합니다. 특히 방학을 노려 집중적으로 하게 됩니다. 방학을 마치고 새 학기가 되면 남자 대학생들이 모두 한결같이 이상한 표정으로 처다보곤 합니다. 어느날 귀고리를 하고 가는데 누가 뒤에서 탁 치는 바람에 귀고리가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가 않습니다. 어쩔 수 없이 한 쪽만 차는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