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마을에 자동차가 들어왔습니다. 마을의 부잣집 아들이 서울에 사는데 명절을 맞아 자동차를 끌고 시골로 내려온 것입니다. 당시 자동차가 드물었던 시절이라 그 차는 온 동네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고 아이들은 자동차가 실제로 어떻게 생겼는지 보려고 그 주변으로 모여듭니다. 이내 그 자동차는 온 마을의 이야기거리가 되고 말았습니다. 자동차 주인은 으시대며 마을사람들에게 자동차 한 대 가격이 얼마냐고 자랑스레 이야기를 해댑니다. 아이들은 자동차에 관해 궁금한 게 너무나도 많아 이것 저것 물어봅니다. 자동차주인은 아이들에게 물을 길어오라고 심부름을 시킵니다. 동네 한복판에서 아이들이 길어온 물로 세차를 합니다. 아이들은 부당했지만 자동차를 한번 타보고 싶은 마음에 물을 길어다 줍니다. 그런데 야속하게도 그 주인은..
넙적한 멧돌에 떡을 칩니다. 하얀 떡이 매우 찰지게 보입니다. 동네 아이들이 멧돌 주변에 하나둘 모여듭니다. 혹시라도 나눠줄까봐 다른 곳으로 가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습니다. 부모님은 떡을 치며서 다 되고 나면 아이들에게 조금씩 나눠주십니다. 떡을 받아든 아이들은 그 떡을 들고 동네 뒷산으로 올라갑니다. 부모님이 떡을 나눠주었는데 괜히 기분이 좋아지고 친구들에게 으스대곤 합니다. 설이나 추석같은 명절이 다라오면 떡국을 만들기 위해 떡을 길게 뽑아주는 방앗간에 갑니다. 방앗간은 보기만해도 먹음직스럽습니다. 하얀 떡이 길게 뽑아져 나오는 모습은 보기도 좋고 식욕을 자극합니다. 아이들은 명절 무렵이면 명절을 준비하고 먹을 게 생긴다는 것 자체가 기분이 좋았습니다. 예전에는 그랬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명절이라..
닭들이 쪼르르 달려옵니다. 아이의 발을 톡톡 쫍니다. 아이의 발에 떨어진 밥풀을 주워먹습니다. 아이는 발에 이상한 느낌이 들자 이내 울음을 터뜨립니다. 닭도 놀라 갑자기 푸드득거립니다. 아이는 더 크게 울음을 터뜨리고 닭은 더 큰 모양으로 푸드득거립니다. 묘한 모양새가 연출됩니다. 아이와 닭은 이중창은 이렇게 아름답지 않게 연주가 되고 맙니다. 예전의 시골아이들은 집에서 닭을 길렀습니다. 닭장을 어른들이 따로 만들어 주면 그 속에 닭을 길렀습니다. 때론 닭과 토끼를 함께 기르기도 했습니다. 닭들은 낮에는 닭장 바깥으로 놓아줘 흙속에서 먹이활동을 하도록 해줍니다. 밤이 되면 다시 닭장안으로 닭을 몰아넣습니다. 닭도 무서웠던지 밤이 되려고 하면 닭장 앞을 어슬렁거립니다. 닭을 노리는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
욕실 욕조에 물을 충분히 받아둡니다. 그 안에 풍덩하고 들어갑니다. 몸을 충분히 익숙하려 잠시 머리를 뒤로 젖혀 봅니다. 갑자기 어린시절의 아스라한 목욕과 목욕탕에 관한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갑니다. 지금은 그런 시절이 있었나 싶었을 정도로 까마득합니다. 가끔 영화 속에 그런 장면이 나올때마다 어린시절이 금방 새록새록 솟구치곤 합니다. 기억은 참 이상한 마법을 지니고 있습니다. 어린시절 시골에서 살았습니다. 당시 도회지의 삶도 그다지 다르지 않았습니다. 대중목욕탕이 거의 없다시피 했습니다. 여름에야 계곡물도 있고 냇물도 있어서 샤워나 목욕이 그다지 어렵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겨울이면 목욕을 하는게 여간 힘이 드는 게 아니었습니다. 특히 명절을 앞두고 있다면 반드시 목욕을 해야하는데 목욕을 하려면 참..
예전에 시골은 자급자족의 생활이었습니다. 모든 게 자급자족이 되었습니다. 특히 먹을 것은 스스로 재배하고 길러서 먹었습니다. 과일은 특히 그랬습니다. 밤은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밤나무를 기르고 밤을 따서 가집니다. 밤은 자손의 풍성한 번성을 뜻합니다. 그래서 후손의 번성을 기원하는 의미로 밤을 많이 길렀습니다. 시골에는 밤나무가 있습니다. 어떤 밤나무는 키가 너무나도 커서 밤이 익어도 이를 제대로 딸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밤이 익어 떨어지기만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밤나무 아래를 지나노라면 갑자기 하늘 위에서 밤이 툭툭하고 떨어집니다. 밤이 떨어져 머리에 닿거나 몸에 닿으면 아프지만 그렇게 기분이 나쁘지만은 않았습니다. 그 밤을 주워서 집으로 가져올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