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시절 학력고사를 마치고 딱히 할 일이 없었습니다. 대학원서를 쓰거나 입학만 하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학교에는 가야했습니다. 학교에 갔더니 영화보러 가거나 여러가지 교양강좌를 열어 줍니다. 그런데 하루는 등산을 좋아하는 선생님이 3학년 전체를 데리고 산으로 향했습니다. 아이들은 모처럼 교실을 벗어났다는 기분에 들떠 산으로 향했습니다. 산을 오릅니다. 겨울산이라 황량하지만 좋은 공기를 마신다는 느낌이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친구들과 삼삼오오 걸어갔습니다. 긴 줄이 이어진 것입니다. 고3 몇백명이 좁은 산길을 걸어가다보니 그 행렬이 가관이었습니다. 맨 앞에는 선생님이 안내를 했습니다. 줄이 길다보니 선두와 맨끝은 엄청난 차이가 있었습니다. 맨 먼저 출발한 팀은 산 정상에 다다랐는데 맨 마지막..
조그만 화분에 담긴 분재를 봅니다. 아이가 궁금해 합니다. 어떻게 소나무는 산이나 들이나 흙이 많은 곳에서 자라는데 제법 밑둥이 굵은 소나무가 작은 화분에서 자라날 수 있는지 알고싶어 합니다. 아이에게 사람의 지극정성이 들어가서 자라게 되었다고 설명을 해줍니다. 그래도 아이는 궁금증이 해결이 안 된 것 같습니다. 아이에게 뭐라고 해야할 지 망설여 집니다. 아이는 뿌리가 엄청나게 클텐데 저 조그만 분재 형태로 작은 화분 속에서 자라고 있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었습니다. 대답을 해줄 마땅한 방법이 없었습니다. 아이는 더 난처한 질문을 합니다. 나무는 흙이 많은 산이나 들에서 자라야 하는데 왜 사람들은 저렇게 조그많고 흙이 부족한 공간에서 자라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식물학대라고 합니다. 아이의..
남자가 여성을 모델로 삼아 그림을 그립니다. 그림속에서 여인은 멋진 모델로 살아납니다. 채색을 입히자 그림은 총천연색으로 멋지게 변모합니다. 잘 그려진 그림을들고 여인은 집으로 돌아갑니다. 집에서 다시 그려진 그 그림을 살펴봅니다. 자신이 그림 속에 아름답게 숨쉬는 모습을 보고서야 미소로 입가에 번져나갑니다. 그림이 주는 묘한 매력에 흠뻑 빠졌습니다. 어린시절 미술시간만 되면 괴로웠습니다. 그림을 잘 못 그리는데도 어김없이 미술시간이 돌아오곤 했습니다. 크레용으로 그림을 그리다보면 손에 크레용이 묻어나곤 했습니다. 짖궂은 남자아이들은 크레용을 서로 묻혀가며 장난을 했습니다. 고학년이 되면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는데 짖궂은 남자아이들은 물감을 얼굴에 묻혀 장난을 하곤 했습니다. 중고교 시절 사생대회를 한다고..
잔잔한 유리같이 맑은 물에 두 연인이 수영을 합니다. 물에 비친 모습이 그야말로 영화가 따로없을 지경입니다. 물이 어찌나 맑고 투명하던지 물 속을 유영하는 물고기가 훤이 보일 지경입니다. 물이 깨끗해 그대로 마시면 온 몸이 깨끗하게 정화가 될 것만 같습니다. 세상에 1급수니 2급수니 이야기를 하지만 특급수 물 같기만 합니다. 남녀는 아름다운 추억을 속삭입니다. 어린시절 시골에서 자라서 물을 가까이 했습니다. 특히 여름날이면 학교를 파하고 나면 마치 약속이나 한듯 모두가 냇가로 달려갑니다. 냇가에는 온 동네 아이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아이들은 저마다 헤엄을 칩니다. 누가 딱히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 제법 물위를 떠다닙니다. 수영강사에게 배운것도 아닌데 헤엄을 잘 칩니다. 어린 아이들은 세숫대야를 의지해서 ..
남자와 여자가 서로 별을 보면서 맹세를 합니다. 남자가 여자에게 별을 따주겠다고 합니다. 여자는 그렇게 해주면 결혼을 하겠다고 합니다. 또 다른 커를이 서로 약속을 합니다. 하늘과 별이 다 보는 앞에서 사랑이 결코 변하지 않겠다고 다짐합니다. 결혼만 하게 된다면 어떤 맹세도 다 지키고 들어주겠노라고 다짐을 합니다. 굳게 약속을 합니다. 결혼 전에는 그렇게 다들 맹세합니다. 하늘과 별을 바라보면 이렇게 맹세를 했건만 결혼을 하고 나면 금방 변해버립니다. 그렇게 철썩같이 맹세를 했건만 하늘과 별들이 다 지켜보는 가운데 맹세를 했건만 결혼전의 이런 약속이나 맹세는 오간데 없습니다. 사람은 약속을 하는 존재요,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존재합니다. 하늘과 별들과 유성은 그 약속의 증인이 되어줍니다. 그런데 사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