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어린이날이 참 기다려졌습니다. 학교에서 빵을 나눠주었기 때문입니다. 기념식도 하고 아이들이 미래의 동량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시골 아이들은 어린이라고 해서 뭐 딱히 특별한 행사나 기념품이나 놀이공원에도 가지 않기 때문에 당시에는 도회지 아이들이 너무나도 부러웠습니다. 어린이날은 용돈조차 주어지지 않아 그야말로 기대했다가 실망하는 그런 날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우리 자신도 어린아이 면서도 옆집이나 동네에 아이가 태어나면 좋아라 했습니다. 동네 동생이 새로 태어난다는 그런 느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보다 더 잘 될 가능성이 있다고 여겼습니다. 어른처럼 생각을 한 것입니다. 지금보면 우습기 짝이 없지만 당시에는 그런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영원히 어린이였으면 좋겠..
어린시절 시골동네 아이들은 호기심 천국이었습니다. 특히 남자애들은 짖궂은 아이들이 많았습니다. 하루는 국민(초등)학교에서 놀고 있는데 남자애들이 쓰레기통에 서 뭔가를 찾아냅니다. 그러더니 입에다 가져갑니다. 바로 담배였습니다. 불이 꺼지지 않은 담배를 찾아내 담배꽁초를 입에 갖다대더니 어른들이 담배연기를 내뿜는 그런 모습으로 어른처럼 흉내를 합니다. 한 아이가 담배를 흡입하더니 다른 아이한테 건넵니다. 그런데 다음번 아이가 켁켁거리더니 이내 도망갑니다. 그 아이가 도망간 곳은 수돗가입니다. 목이 막혔는지 연기가 매웠는지 이내 물로 입안을 헹구고 물을 목에 들이킵니다. 괜히 어른들 흉내를 냈다가 혼줄이 났다고 담배를 건넨 아이를 힐날합니다. 이렇게 해서 담배는 아이들에게 안 좋은 곳으로 찍히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바퀴벌레가 많았습니다. 어느날에는 부모님이 상위에 밥을 먹으라고 차려놓았습니다. 놀러 갔다가 돌아와 밥을 먹으려는데 밥상위에 바퀴벌레가 가득합니다. 어찌나 바퀴벌레가 많던지 아연실색할 정도였습니다. 간신히 바퀴벌레를 어딘가로 쫓아내고 밥을 먹었습니다. 밥을 먹으면서도 찜찜했습니다. 혹시 바퀴벌레들이 내 밥에다 실례를 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섰습니다. 어느날은 바퀴벌레가 집에 나타났길래 신발로 때려서 죽였습니다. 죽었다고 생각하고 납작 엎드린 바퀴벌레를 종이에 싸서 휴지통에 버렸습니다. 그런데 이 바퀴벌레가 휴지통에서 날아 멀리 달아나 버렸습니다. 분명히 죽은 모습을 확인하고 쓰레기통에 버렸는데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으로 유유히 날아가는 바퀴벌레를 보면서 참 황당했습니다. 또 어느날은 집안을 리..
어린시절 시골에서 자랐습니다. 당시 동물원을 갈 수가 없었기 때문에 동물원을 가는게 소원이었습니다. 당시 동네 아이들은 동물원에 가는 상상을 하곤 했습니다. 동화책이나 어른들 이야기를 들으면 동물원에 여러가지 동물들이 있다고 이야기 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동물원에는 여러가지 동물들이 있어 누구나 쉽게 해당 동물을 구경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책에서 봤던 동물들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에 가고보 싶었습니다. 동물원은 도회지로 이사를 오면서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동물원에 직접 가보니 참 싱겁고 시시했습니다. 사자는 누워있고 코끼리는 거의 움직이지도 않았습니다. 코끼리가 과자를 주면 코로 먹는다고 했는데 그런 모습도 볼 수가 없어 그야말로 실망 그 자체였습니다. 코끼리가 물을 먹..
어린시절 동네 친구들과 놀면서 대통령놀이를 했습니다. 대통령이 되어서 다른 사람과 숱하게 악수를 하는 장면을 연출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한 친구가 악수를 하는데 손에 흙이 묻어서 악수를 하기 싫었지만 그 친구는 강제로 악수를 청하는 바람에 손에 흙이 묻고 다른 아이들은 키득키득 웃는 바람에 참 난처하고 이상한 분위기가 만들어진 웃지못할 그런 적이 있었습니다. 중고교시절 친구랑 체력장 달리기 연습을 하다가 그 친구가 쓰러졌습니다. 일어나라고 손을 내밀었더니 내 손을 잡고 일어선 후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습니다. 그 악수는 고맙다는 의미와 감사하다는 의미, 그리고 앞으로 친구랑 사이좋게 지내겠다는 그런 의미를 담고 있었습니다. 그 악수 이후로 그 친구랑 고교시절 참으로 친하게 지냈습니다. 사회에서 잊을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