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바퀴벌레가 많았습니다. 어느날에는 부모님이 상위에 밥을 먹으라고 차려놓았습니다. 놀러 갔다가 돌아와 밥을 먹으려는데 밥상위에 바퀴벌레가 가득합니다. 어찌나 바퀴벌레가 많던지 아연실색할 정도였습니다. 간신히 바퀴벌레를 어딘가로 쫓아내고 밥을 먹었습니다. 밥을 먹으면서도 찜찜했습니다. 혹시 바퀴벌레들이 내 밥에다 실례를 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섰습니다. 어느날은 바퀴벌레가 집에 나타났길래 신발로 때려서 죽였습니다. 죽었다고 생각하고 납작 엎드린 바퀴벌레를 종이에 싸서 휴지통에 버렸습니다. 그런데 이 바퀴벌레가 휴지통에서 날아 멀리 달아나 버렸습니다. 분명히 죽은 모습을 확인하고 쓰레기통에 버렸는데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으로 유유히 날아가는 바퀴벌레를 보면서 참 황당했습니다. 또 어느날은 집안을 리..
어린시절 농촌에서 살다보니 집 주변에 곧잘 바퀴벌레가 나타나곤 했습니다. 자연스레 바퀴벌레와 살다보니 바퀴벌레가 그렇게 혐오스럽다거나 무섭다거나 징그럽다거나 그런 생각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도회지로 이사를 와서 달동네에 살게 되었습니다. 하꼬방집에 다닥다닥 산꼭대기에 붙은 집이라 곧잘 바퀴벌레가 나오곤 했습니다. 어떤 때에는 장판을 들추기라고 할양이면 바퀴벌레가 떼로 기어다녔습니다. 바퀴벌레가 아무리 혐오스럽지 않았다 하더라도 밥상위에서 보는 모습을 정말 넌더리가 나고 진절머리가 났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없이 파리채를 들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바퀴벌레는 아무리 잡아도 잡아도 없어지지 않았습니다. 파리채로 때려서 죽었다고 생각하고 바깥에 버렸는데 다시 살아나 도망을 가버렸습니다. 어떤 때에는 바퀴벌레가 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