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부모님한테 혼이 난 적이 있습니다. 무서워서 도망을 갔습니다. 숨을 곳이 마땅치 않자 할머니께서 뒤에 숨겨 주셨습니다. 할머니 때문에 매를 맞을 것을 간신히 넘겼습니다. 그 이후로도 부모님께 야단을 맞을 일이 있거나 피할 일이 있으면 할머니한테 달려가면 곧잘 숨겨주시곤 했습니다. 그래서 할머니는 우리들의 피난처였습니다. 어린시절 엿이 참 귀했습니다. 집안에 못 쓰는 고물을 들고가면 엿을 바꿔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할머니에게는 곧잘 엿이 있었습니다. 할머니한테 조르면 엿을 주시곤 했습니다. 할머니께서 어디서 엿을 구했는지 궁금했지만 당시에는 어떻게 구했든 궁금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엿을 주시면 받아먹고 또 달라고 마구 엉성을 부릴 뿐이었습니다. 그랬던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덜컥 겁이 났습니다...
생활이야기/꿈해몽
2020. 3. 10. 00:32